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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C 카테고리

KDC : 818
내일은 또 다른 날

소장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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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낱권정보 자료실 / 청구기호 자료상태 반납예정일 예약
EM0000013811 [사내]일반열람실
청소년818-김17ㄴ
대출가능 - 예약불가

상세정보

그래픽노블로 전하는 작지만 깊은 이야기 다수의 국제만화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그래픽노블 작가로 자리매김한 김금숙의 새 작품, 《내일은 또 다른 날》이 12개국에서 번역 출간된 작가의 전작《기다림》을 제작한 딸기책방에서 출간되었다. 《풀》, 《기다림》, 《지슬》을 통해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을 온몸으로 견뎌낸 사람들을 열정적으로 그려온 그가 우리 주변의 작지만, 깊은 이야기를 나지막한 소리로 들려준다. 《내일은 또 다른 날》은 간절한 마음으로 아이를 바라지만 난임으로 고통받는 부부에 관한 이야기다. 작가가 그려낸 생생한 인물들은 난임 부부의 고심과 분투에 공감하게 하고, ‘출산’에 대한 우리 사회의 통념과 태도를 돌아보게 한다. 주인공 부부가 대표하는 난임 부부의 곤란은 작지 않지만 그렇다고 그들의 미래가 절망적인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흑백의 먹으로 그림을 그려온 작가는 화사한 색감의 수채화로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마무리하며 주인공 난임 부부의 평화로운 삶을 기원한다. 초저출산 시대, 아이를 기다리는 부부 우리 사회의 심각한 저출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다양한 원인 분석과 대안 제시가 이어지고 있지만, 뚜렷한 대책은 아직 찾지 못한 것 같다. 초저출산 시대, 여러 가지 경제ㆍ사회적 환경에 따라 출산 기피 현상이 커지는 가운데, 그 반대편에는 간절한 마음으로 아이를 갖기 위해 노력하는 난임 부부들이 있다. 책의 주인공 ‘바다’와 ‘산이’도 그런 사람이다. 서른넷의 만화가 바다는 음악을 하는 또래의 남편 산이와 살고 있다. ‘좋은 소식 없어?’라는 질문에 ‘난 애 안 낳을 건데’하며 심드렁하게 대답하지만, 사실 두 사람은 아이를 바라고 있다. 피임을 하지 않은지 1년이 지났지만, 둘 사이에 아이가 생기지 않을 뿐이다. 바다와 산이는 좀 더 적극적으로 아이를 갖기 위해 병원을 방문해 난임 검사를 받고 시험관 시술을 권유 받는다. 큰 결심 끝에 시험관 시술을 시작하지만, 감당해야 할 일들이 만만치 않다. 생리 시작 10일 전부터는 조기배란억제 주사를, 시작 후 3일부터는 과배란 주사를 놓는다. 주사는 규칙적으로 매일 오후 6시에 놓는다. 매일 자기 배꼽 위에 90도로 주사바늘을 푹 찔러 놓지만 바다는 이 일에 절대 익숙해지지 않는다. 난포 터지는 주사를 맞고 난 이틀 후, 난자를 채취하러 병원에 간다. 남편도 함께 병원에서 정액을 채취한다. 그리고 수면마취를 통한 난자 채취, 3일 뒤 이어지는 배아 이식 시술, 그리고 간절하게 기다리는 임신 소식… 하지만 시술은 성공하지 못한다. 바다와 산이는 ‘잘될 거라’ 서로를 위로하며 6개월 이상 몸을 만들어 다음 시험관 시술을 준비한다. 그렇게 네 차례의 시험관 시술이 이어지는 동안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으며 두 사람의 몸도 그만큼 나이 들었다. 네 번째 시도, 건강한 배아를 얻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의사의 진단을 들은 바다는 결국 시험관 시술을 포기했다.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애를 낳아야지 시험관 시술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든 과정이지만, 난임 부부를 힘들게 하는 것은 또 있다. ‘출산’에 대한 주위 사람들이 던지는 말이 그것이다. “사람으로 태어났으믄 애를 낳아야제… 애 없이 무슨 재미로 산다냐? 늙어봐라, 자식밖에 없다.” (31쪽) “이 서방이 외아들 아니냐. 아들을 낳아야 시부모헌티 이쁨받어야.”(33쪽) “내 친구들은 다 할머니 됐다.” (71쪽) 친정어머니는 자식이 주는 용돈을 모아 딸의 한약을 짓는다. 몸이 따스해지는 한약은 ‘애 생기는 보약’이란다. 어머니는 자신이 살아온 세상의 진리처럼 바다 또한 아이를 꼭 낳아야 한다고 믿는다. 시어머니는 무심한 듯 임신 소식을 묻는다. 친정어머니, 시어머니의 태어나지 않은 손주에 대한 사랑은 바다가 시험관 시술을 결심하는 동기를 부여하기도 하지만 압박감을 주기도 한다. 전통사회에서 ‘출산’은 ‘대를 잇는다’는 것을 의미했기에 부부의 문제라기보다는 가문의 문제였다. 바다의 언니는 이전 시대의 가치에 희생당한 경우다. 언니의 시댁과 형부는 당뇨가 있는 언니에게 아이를 원했다. 언니가 잉태한 아이는 매번 잘못되었다. 여러 번의 임신과 유산으로 언니의 건강은 극도로 나빠졌고, 그 와중에 목숨을 걸고 아들을 출산했다. 그 대신 언니는 시력을 잃었고 당뇨 증상이 심각하게 악화되었다. ‘가족의 짐’이 되어버린 언니는 고작 서른의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언니처럼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바다는 언제부터 다른 사람이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돌아본다. “왜 이렇게 아이에게 목을 맬까? 나는 엄마를 사랑했지만 엄마는 가장 멀리하고픈 존재기도 했다. 그런 내가 진정 엄마가 되고 싶은 건가? 아니면 엄마 말처럼 늙어서 혼자 될까 봐 두려워서 아이를 낳으려는 걸까? 아이라도 낳아야 인생에서 덜 실패한 느낌이 들게 될까?” (127-129쪽) 뜻밖의 선물 시험관 시술을 포기한 바다와 산이에게 기대하지 못했던 희망이 찾아온다. “우리 아기 심장 뛰는 소리,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은 소리예요.” (150쪽) 바다와 산이에게 아이가 찾아올까? 바다와 산이의 마음에 평화가 찾아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