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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C 카테고리

KDC : 981.16
(당신이 모르는 그 곳)
  • ㆍ저자사항 어라운더월드 편집부
  • ㆍ발행사항 서울: 어라운더월드, 2021
  • ㆍ형태사항 164 p.: 천연색삽도; 26 cm
  • ㆍ총서사항 Destination Korea; 006
  • ㆍISBN 9791189647117
  • ㆍ주제어/키워드 서울 여행정보 가이드북 여행가이드
  • ㆍ소장기관 사내도서관

소장정보

소장정보
구분 낱권정보 자료실 / 청구기호 자료상태 반납예정일 예약
EM0000013593 [사내]일반열람실
981.16-어292ㅅ
대출가능 - 예약불가

상세정보

새 길에서 옛 도시를 상상하다. The city where OLD meets NEW 요즘 저는 순라길에 자주 갑니다. 순라길이 어디냐고요? 종묘 담장을 따라 길게 나 있는 조붓한 길이랍니다. 종묘를 가운데 두고 왼쪽은 '서순라길', 오른쪽은 '동순라길'이라 불리지요. 화려하거나 볼거리가 많지는 않지만 나지막한 가로수와 돌담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하늘도 잘 보이고, 괜히 좋아하는 사람에게 전화도 하고 싶어지는, 꽤 운치 있는 길이랍니다. 제가 이곳을 좋아하는 이유는 우선 인적이 드물어요. 신기할 정도로! 영화 〈미드나이잇 인 파리〉에서 주인공들이 모퉁이를 돌아 순식간에 1920년대로 시간 이동을 하는 것처럼, 이 동네가 딱 그런 느낌입니다. 기억나네요. '올랄라파리'라는 가정식 프랑스 식당에서 친구들을 만나던 날이었어요. 돌담이 보이는 창가에 앉아 크레페와 커피를 테이블에 올려두고 햇살을 받으며 한참 시간을 보냈답니다. 저는 사실 그날 충격을 좀 받았어요. 토요일 브런치 타임에 서울 한가운데 이렇게 조용한 골목이 있다니요. 복잡다단한 종로3가와 골목골목 인스타 핫플레이스들이 가득한 익선동이 바로 지척인데 말입니다. 이 골목의 존재가 신기했습니다.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신비로운 동네, 순라길에 드나들며 저는 자주 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서울에 살아서 행복해.” 동시에 이런 생각도 스치더군요. “그래, 이게 서울이지.” 제가 자주 가는 곳은 동순라길 종묘 입구부터 창덕궁 후원까지 이어지는 서순라길입니다. 1.5㎞ 정도의 거리에 레스토랑, 주얼리숍, 수제 맥줏집, 전통주 주막, 홍어 전문 노포 등이 있고요, 동순라길에는 아직까지 평범한 상가와 주택이 더 많습니다. 원래 이 길은 조선시대 육모방망이를 든 '순라군'이 야간 순찰을 돌던 길이었다지요. 폭 2m를 넘지 않던 흙길이었는데, 1995년부터 역사탐방문화로로 지정이 되면서 정비가 시작되었습니다. 예전엔 돌담 바로 옆에 주택이 있어 통행도 어려웠고, 1950년대에는 아예 길을 막아두기도 했답니다. 다닥다닥 담 옆의 집들을 헐어내고 차도가 나면서 가게들이 들어오기 시작했지요. 처음엔 지역 특성상 보석 관련 공장, 사무실, 창고들이 많았습니다. 가게에서 내놓은 짐들과 차들이 거리를 점유하고 배달 차량과 오토바이들이 달리던 길이었는데, 최근 옛 골목의 매력을 알아본, 올랄라파리 사장님 같은 분들이 하나둘씩 골목에 자리 잡으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습니다. 순라길의 시간은 천천히 흐릅니다. 고즈넉한 산책도, 호젓한 하루도 선사합니다. 솔직히 이런 곳은 숨겨두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서울이라는 익숙한 도시를 여행해보자는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 순라길이 가장 먼저 생각이 났습니다. 제게는 창덕궁, 종묘, 원서동, 북촌으로 이어지는 서울 여행의 시작점이 된 곳이기도 하니까요. 돌담길과 에스프레소 한 잔이 서울을 말해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무질서한 듯 조화롭게 어우러진, 우리가 사는 도시, 서울! 서울을 여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