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작. 울적할 때마다 창밖의 남산 타워를 바라보는 찬이, 치매에 걸린 할머니와 함께 지내게 된 유나, 바쁜 엄마 대신 할아버지의 돌봄을 받는 승모의 이야기를 담은 동화집이다. 세 주인공의 이야기는 일견 남다를 것 없는 평범한 무대에서 시작하지만, 부지불식간에 마법 같은 상황으로 돌입하며 쉬이 예상할 수 없는 결말로 독자를 이끈다. 동화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모두 가슴에 작은 비밀을 하나씩 품고 있다. 「비밀의 무게」의 찬이는 늘 서 있느라 지쳐 버린 남산 타워를 침대 아래에 숨겨 주고, 「다 사정이 있어」의 유나는 집 안을 어지른 범인이 누구인지 알지만 끝끝내 부모님에게 말하지 않고 혼자서 간직한다. 「가장 귀한 눈물」의 승모는 함부로 어른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고 나름대로 소원을 이룰 방법을 찾아 나선다. 귀엽고 천진난만하게만 느껴지는 어린 존재들도 각자 삶의 진실을 감당해 낼 만큼의 힘을 품고 있는 것이다. 세 어린이들이 겪는 사건을 따라가다 보면 현상의 이면에 숨겨진 의미를 발견해 내는 것은 그만큼의 대가를 치르게 하지만, 그 무게를 감당하는 만큼 성장하게 됨을 깨달을 수 있다.